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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인간

독고차 2013. 5. 11. 00:01

서양과 동양의 공부 방식, 공부에 대한 태도가 어떻게 다르게 형성되어 왔는지 역사와 문화의 이유를 들어 흥미롭게 풀어간다. 책에 따르면, 동양은 주로 출세를 위한 시험의 암기 위주 공부였고, 서양은 질문하고 토론을 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었다. 동양 사상의 바탕이 되는 유교 문화권에서는 지식은 세상 밖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세상에 있는 지식을 최대한 많이 습득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한다. 그래서 책을 열심히 읽으면서 공부하고 암기하는 방식이 유리했던 것이다. 하지만 서양의 경우, 고대 그리스의 대표적인 학자인 소크라테스가 학생을 가르치는 방식은 질문이었다. 질문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었는데 그것의 바탕은 지식은 자신의 안에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유대인의 공부 방식에 관심이 갔다. 유대인에게 공부의 기본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모는 평소에 공부하고 책을 읽는 모습으로 모범을 보이고, 1주일 중 하루, 안식일에는 항상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 대화하고 질문하고 토론을 한다. 아이가 학교에 돌아오면, 오늘은 무엇을 배웠는지 묻는 것이 아니라, 오늘은 어떤 질문을 했는지 묻는다고 한다. 그리고 유대인의 대부분이 믿는 유대교에서는 경전 <토라>를 읽고 함께 토론하는 것 자체가 종교활동이라고 한다.

책을 읽으며, 나중에 아이를 키울 때 교육에 있어서는 유대인과 같은 방식으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의 여느 아이들처럼 어릴 때부터 학원을 보내며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스스로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들었던 생각은 놀랍게도 항상 공부하며 살고 싶다는 것이다. 꼭 돈이 되고 밥벌이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그냥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는 것이다. 다양하게 공부함으로써 내가 좀 더 다채로운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리라 생각한다. 80여 년의 인생에 한 분야에 파고들어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기보단 10년마다 분야를 바꾸어가며 새로운 공부를 하는 삶이 더 멋진 것 같다. 그렇게 하면 나이 80 즈음이 되었을 때, 정말 멋진 할아버지가 되어 있지 않을까. 음악과 같은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인문이 될 수도 있고, 공학이 될 수도 있고, 순수하게 공부하고 싶은 것들을 공부하러 다닐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공부하는 인간 - 10점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지음/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