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사피엔스
독고차
2016. 3. 27. 09:21
요즘 빅히스토리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인류가 최초로 나타나기 시작한 때부터 거슬러 살펴보는 것인데, 역사로 기록되기 전의 시대에 대한 궁금증은 100년후, 1000년후 우리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 못지 않게 흥미롭다. 둘다 잘 모르는 것이니까.
몇 십만년 전에는 현인류를 지칭하는 호모사피엔스 뿐만 아니라, 여러 종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네안데르탈인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수 십만년이 흐르면서 결국 호모 사피엔스 종만이 살아 남게 되는데, 왜 하필 호모 사피엔스 였을까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사피엔스에게는 크게 3가지 혁명이 있었다고 한다.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
인지혁명은 상상의 능력으로, 사피엔스만이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였다. 그것은 사후 세계, 종교처럼 집단을 하나로 묶고 서로 협업 할 수 있는 능력의 바탕이 되었다.
농업혁명은 수렵 채집을 멈추고 한 곳에 정착을 시작하게 하였다. 농업으로 인한 사유재산이 생겨났고, 그것을 보호하기 위한 체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권력이 누군가에게 집중되었다. 그런 권력을 쥔 사람은 자신의 권력을 더 공고히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나는 당신과 다르다는 것을 세뇌시켜야 했고, 신으로 부터 받은 권한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지 않으며, 놀고 먹는 신성한 계급과 죽을 때까지 일만해야 하는 계급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은 보편적인 생각이다. 물론 현실에서 그렇지 않다는 것 또한 우리는 알고 있지만, 표면상으로는 많은 나라의 헌법에서도 그렇게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그런 원칙도 사실은 수십만년의 인간의 역사에서 100년도 되지 않은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시대에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현시대의 권력자가 통치를 위해 만들어 놓은 법인 것이다. 지금의 평등이 어색하지 않고, 예전의 계급 사회가 어색하지 않도록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세뇌되어 왔을 것이다.
지난 몇 백년 이후로는 과학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혁명은 그 영향이 더욱 커서, 앞으로 몇 세대가 지나지 않아 우리가 사는 모습이 크게 바뀌게 될 것이다. 최근 30년의 변화가 그 이전 시대의 변화에 비해 크게 느껴지듯이, 앞으로 30년 후, 바뀌게 될 변화는 더욱 급진적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당장 우리에겐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른 윤리적 문제가 닥쳐있다. 인공지능으로 인해 발생될 모습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불안함이 있다. 그렇다고 그런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좋든 나쁘든, 항상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지, 정체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물학적인 진화 뿐만 아니라, 과학 혁명에 따른 인지적인 발전 방향 역시 그렇다. 결국에 인간은 미지의 영역으로 발을 내딛으려 할 것이고, 그 결과가 밝은 미래가 될지, 어두운 미래가 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과학혁명의 이야기를 하며 인상깊었던 부분은 서양와 동양을 비교한 내용인데, 중세까지는 동양이 서양보다 문화나 문물이 앞서 있었다고 한다. 제국주의와 과학혁명을 거치면서 서양이 동양을 추월하게 된다. 서양에서는 스스로를 미지의 세계로 가득찬 세계에 살고 있는 존재로 인식하면서 그것을 탐구하고 정복하는 자세를 가졌던 반면, 동양에서는 자신의 제국을 중심에 놓고, 타민족은 이방인, 오랑캐로 여기며 하등한 존재로 여겼다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일정부분 동의는 하지만, 동, 서양이 가졌던 철학적인 차이가 큰 이유였을 것 같기도 하다. 서양은 주로 외부 세계에 대한 초점에 맞추어져 있는 반면, 동양에서는 인간 내적인 부분에 많이 치중해왔던 사상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 | 사피엔스 - ![]()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김영사 |
[인류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게 되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