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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독고차 2018. 1. 20. 09:44
이 책은 철학 하는 태도, 철학을 위한 시선은 어떠해야 하는 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한다. 그래서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내용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자기 계발서와 다른 점이라고 하면,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면, 내일부터 일찍 일어나서 이런저런 것을 해야겠다고 계획을 세우게 만든다면, 이 책은 구체적인 행동을 일으키기보다는 어떠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막연하고 추상적인 마음 다짐을 불러일으킨다.

질문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요즘 나도 회사에서 질문하는 일이 반이다. 일하면서 배우고 있는데, 관련 지식이 너무 없다 보니, 계속 질문을 하게 된다. 하지만, 질문의 빈도가 잦아지면서 그 질문의 내용은 자연히 피상적이게 된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알고 있는 것에 기반을 둬서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스스로 고민해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 않는 것 같다. 저자는 질문에는 반드시 자기 관찰과 자기 의도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주도권이 없는 질문이 계속 반복된다면 자기 주체성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철학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독립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본인만의 시선의 높이에서 사유하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의 가장 밑바탕은 독립적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독립에는 낯섦과 고독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지적인 부지런함을 항상 유지하고 세상을 낯선 시선으로 대해야 한다. 사유하지 않음으로써, 쉽고 편한 믿음으로 빠지지 말아야 한다. 물질적, 물리적인 독립도 추구해야 할 목표이지만, 삶을 위해 어떤 집단에 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선 정신적인 독립을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성숙한다면 물리적인 독립 또한 당연히 따라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실패에서 배우는 게 무엇인지도 중요하다. 실패한 일을 돌아보는 것은 속상하고 괴로운 일인데, 그것을 보지 않으면 또 반복되는 게 역사적인 사실이다. 그것을 보기가 쉽지는 않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해야지만 더 나아갈 수가 있다. 어떠한 일을 하든 그것이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고 해도, 그것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그리고 그 과정들은 어떠한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 무얼 하려는데 계속 중간에 멈추거나 실패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숙고해봐야 한다. 무언가를 하려고 했는데,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시도한 것에 대해서 배움을 얻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최소한 똑같은 실패는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 6점
최진석 지음/21세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