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힘겹게 얻는 부부들을 취재한 EBS 다큐멘터리 난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채널을 돌리다 지나쳤을 프로그램이었겠지만, 꿀복이가 우리에게 와 준 기적같은 일을 경험하고서는 그냥 채널을 넘길 수 없었다.
다큐에 인상적인 한 장면이 있었다. 출산을 하고 놀란 아기가 울면서 침대에 실려 옮겨지고 있을 때, 아빠가 옆에서, "호두야, 아빠야" 라고 한마디 했는데, 신기하게도 아이가 울음을 뚝 그쳤다. 간호사 선생님도 "아기가 아빠 목소리를 들었나봐요" 라면서 너무 신기해했다.
그날부터 "꿀복아, 아빠야" 라고 계속 주입시키고 있다. 꿀복이가 세상에 나오기 몇 일 안남았는데, 언제나 그랬듯이 벼락치기를 하고 있다.
다큐 영상을 보고선 꿀복이에게 말을 좀 더 걸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루도 빼먹지 않고 엄청 열심히 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근데 이 기사(뱃속 아기 웃게 하는 아빠 목소리의 비밀은?)를 보니 꿀복이에게 미안해졌다.
출산 전에 좀 더 피크를 올리기 위해, 책을 읽어주기로 했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라는 책인데, 제목이 좀 세속적이긴 하나, 이 시리즈의 책이 인기가 많단다.
책 읽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지루한 목소리에 아내도 옆에서 꾸벅꾸벅 존다. 꿀복이도 함께 졸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좀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선, 연기력도 필요하겠다.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 보도 섀퍼 지음, 김준광 옮김, 원유미 그림/을파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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