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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거꾸로 보는 경제학

by 독고차 2020. 5. 13.

1 부유한 국가의 가난한 국민들
'아이러니한 일은 주택 가격이 올라서 대출을 받고 그 대출금을 갚기 위해, 또는 아이들 사교육을 시키기 위해 맞벌이를 하는 가구가 늘어나면 GDP의 규모가 커진다.... 아파트 값이 비싸지면 아파트를 구매하는 소비자나 그런 아파트를 임대해서 사는 국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질 뿐이지만 GDP는 상승하니 경제는 성장한 것으로 표현된다.'
'과거에는 없던 화려한 아파트에서 살고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를 집집마다 갖추고 고가의 옷을 입으면서 GDP는 늘었지만, 그 과정에서 엄마도 힘들고 아이도 불행한 상황이 이어진다. GDP가 늘어날수록 피로가 누적된다. GDP 성장의 이면에서는 행복이 감소하고 불행이 확대대고 있지만 GDP라는 경제 지표는 이러한 속사정을 반영하지 않는다'
GDP의 허수에 대해서는 익히 많은 경제책을 통해서 봐왔다. 우리나라의 GDP가 과거에 비해 많이 성장했음에도, 일반 서민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사실 아파트 가격이 올랐으면 그리 아둥바둥 살지말고 오른 아파트를 팔고, 여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을만한 곳으로 옮겨서 살면되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럴려면 도시 외곽으로 이동해야 하고 직장에서 멀어짐으로 인한 불편함과 그만큼의 시간을 버리게 될 것이다.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은 취업도 힘들게 해, 아이들은 일찍이 생존 경쟁에 뛰어들어야 한다. GDP의 성장은 딱 나라에 건물이 더 들어서고, 경제활동이 더 활발히 일어나고 있구나 정도로만 해석하면 될 것 같다.


'나라마다 경제 성장률이 다르고 선진국인 나라와 후진국인 나라가 따로 존재하는 이유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돈을 누구에게 어떻게 패스하고 있느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일 뿐이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을 효과적으로 잘 쓰는 사람이나 기업에게 돈이 몰려야 한다. 이것은 변함없는 진리다... 돈이 기업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면 보다 가난한 개인들에게 돌아갈텐데, 그렇게 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이유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이 흘러가는 것이 보다 도덕적이기 떄문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에게 흘러간 돈은 바로 바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워낙에 뉴스에서는 대기업의 비리와 과거 군사 정부 시절부터 이어온 정경유착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대기업에 대한 무의식적인 반감이 있었는데, 반대로 빠른 개발이 필요한 시절엔 이런 기업들에 의해서 효율적으로 경제를 성장 시킬 수 있었을 것 같다. 빠르게 돈을 불리고 회전시킬 수 있는 곳에 집중적으로 지원을 함으로써, 파이를 최단시간으로 키울 수 있었다. 효율적으로 성장한 대기업은 수많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고, 대기업과 거래하는 수많은 중소기업 역시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고착화된 대기업 위주의 불합리한 경제구조는 대기업 갑질 등의 중소기업과의 불공정한 거래 문제를 낳고 있다.


4 경제뉴스의 속사정
'엉뚱한 뉴스들을 가려내야 하는 이유는 엉뚱한 뉴스가 엉뚱한 여론을 형성하고, 엉뚱한 여론은 엉뚱한 대책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문제가 아닌 일을 문제라고 가정해 놓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만큼 낭비인 일이 또 있을까'
뉴스중에서 경제뉴스가 특히 친절하지 않은 것 같다. 경제에 대한 일반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그 현상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있는 일면을 파악하기는 더 어렵다. 그래서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책에서 이야기하는 엉뚱한 뉴스들도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이 생길 것이다. 일을 하면서도 종종 잘못된 목표와 목적을 설정해놓고 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 설정부터 어긋난 일은 아무리 멋지 결과물을 내어 놓아도, 잘못된 답일 뿐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할일들을 정의하는 것이, 모든 일의 기본일 것이다.


12 경제관점에서 바라본 국가의 의미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답을 해보자면, 국가란 같은 화폐를 사용하는 집단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불균형과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존재하는 시스템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답을 해보자면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면 국가는 존재할 이유가 없고 피해를 보는 집단들은 부유한 집단들과 같은 화폐를 사용하면서 한 공동체 내에 머물러 있을 이유도 없다. 한 화폐 공동체 내에 머물러있지만 않는다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EU가 유로화로 통합하면서 겪은 위기는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국가는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를 조절 할 수 있어야 하는데, EU에 속한 나라들은 자체적으로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가령 수출을 많이 하게 되면, 자국의 통화 가치가 올라감에 따라, 높아진 통화가치만큼 수출은 어려워지고, 수입 물가는 더 싸질 수 있다. 수출, 수입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국의 통화가치가 조정된다. 하지만 한 국가 내에서 공통 화폐를 쓰는 지역간에는 이런 조정이 일어나지 않아 잘 사는 지역은 계속 잘 살고, 못 사는 지역은 계속해서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는데, 이떄 필요한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잘사는 곳에 세금을 더 걷어서, 어려운 지역에 분배를 하는 것이다.


21 혁신인가 무임승차인가
'이것은 혁신인가 무임승차인가. 그리고 그 기준은 그 서비스로 인해 피해를 받는 업종이나 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사회적 의무를 새로운 혁신 기업도 함께 지고 있는가가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참 어려운 문제인 거 같다. 우버나 타다가 우리나라에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할 수 없었던 이유는 기존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잘 쳐놓은 울타리를 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울타리는 책에서 이야기하는 사회적 책무를 하는 대신, 진입장벽을 높여놓은 것인데, 그렇다면 새로운 서비스 사업자가 들어오기가 매우 어렵게 된다. 무임승차를 걸러야 되는 것은 맞지만, 그로 인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도 매우 협소해지는 위험이 있는 것 같다. 높은 진입장벽은 애초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상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규제를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보고, 한쪽에서는 약자를 보호하는 안전장치로 보는 것인데, 결국은 쉽진 않지만 지속적인 논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거꾸로 보는 경제학 - 10점
이진우 지음/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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